안녕하세요?

전화통화가 안되어서 여기에 글을 남깁니다.

32개월 남아와 16개월 여아가 있는 워킹맘입니다.

큰 아이 낳고 계속 집에서 아이들을 보다가 일주일 전에 회사에 복직을 했습니다.

친정집이 근처라 평일에는 거의 친정집을 들락거렸구요, 두 녀석 다 할머니,할아버지를 좋아합니다.

큰 아이가 23개월에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하니 분리불안이 나타나더군요.

어린이집에 안간다고 떼쓰고, 데려다 놓으면 울고, 선생님과 안 떨어지려고 하고..

3월이 걸려 겨우 적응했습니다.

6월부터는 어린이집에서 헤어질 때 인사도 잘하고, 보육실로 뛰어들어갔어요.

지난주부터 제가 출근을 하여 아침에 친정에 맡기고, 저녁 때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그런데 분리불안 증세가 점점 심해지네요.

아침에 저와 헤어질 때는 크게 보채지 않고 빠이빠이 잘 하는데,

친정엄마 말씀으로는 친구들이 괴롭혀서 어린이집 안가겠다고 하고,

선생님 말씀으로는 자주 울고, 친구랑도 잘 싸우고, 낮잠 자다가도 울어서 많이 못잔다고 합니다.

마치 처음 어린이집 입소할 때로 되돌아 간 것 같다구요.

제가 퇴근해서 집에 오면 엄마는 저리가라고 하고, 할머니하고만 붙어있으려 합니다.

집에도 안가겠다고 버티고, 할머니도 같이 가지고 하고, 억지로 데려오면 우네요.

그러다 흥미를 다른데로 돌리면 잘 놀다가

9시 쯤 잠이 들면 12시, 1시쯤 짜증섞인 잠꼬대를 하다가 크게 울면서 잠에 깹니다.

잠꼬대할 때 제가 다독거려도 밀치네요.

처음 어린이집에 적응하면서 분리불안이 생겼을 때는 저에게서 안떨어지려고 해서 제가 노력을 많이 했는데,

이번에는 저도 밀어내고, 회사 때문에 같이 있어주기도 어려워

어떻게 해야할 지 막막합니다.

아침에는 깨워서 데려다 놓기 바쁘고,

퇴근해서는 잘 준비하고 재우기 바빠서 마음관리할 시간이 부족한 것 같구요.

주말에는 최대한 혼내지 않고 즐겁게 보내도록 노력했더니

자면서 잠꼬대하거나 우는 것은 줄었습니다.

하지만 월요일이 되니 다시 되돌아 가네요.

제가 어떻게 해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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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내용

안녕하세요

아이가 엄마의 회사 출근으로 분리가 다시 생기면서 힘들어 하는 군요.

어머님께서 일을 나가시는 상황에 대해 미리 충분히 아이에게 알려주셨는지요.

생각보다 많은 어머님들이 아이에게 말을 하지 않고 행동으로 보여줘서 더 충격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분리 불안이 있었던 아이들에게는 미리 상황을 충분히 알려주는 것이 필요해요.

지금 아이는 엄마에게 몹시 화를 내고 있어요.

자신을 떼어놓고 일을 나간 엄마에 대한 그리움, 허전함 등을 화로 표현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어린이 집이든 할머니 집이든 어디서든 적응에 어려움을 다시 보이고 있고요.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주 보이는 양상이 꿈에서 잠꼬대가 늘거나 악몽을 꾸며 우는 모습이에요.

낮에 억눌렸던 불편한 마음이 그렇게 꿈으로 나타나서 아이를 힘들게 하곤 하죠.

지금 1주일밖에 되지 않은 상황이라 아이도 적응 중이라 보입니다.

많이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어쩌면 더 건강하고 다행일 수 있어요.

갑자기 일나가는 엄마에게 아무렇지 않게 지내는 것이 어쩌면 더 이상한 모습일 수도 있으니까요.

변화와 적응의 관계에서 갈등을 보이는 것은 당연한 과정으로 보입니다.

할머니 집에서 나오기 싫어해도 잘 달래서 데리고 와서 꼭 주무시길 바래요.

그리고 주말에는 지금처럼 아이에게 집중해서 같이 있는 시간을 충분히 가져주시고요.

그러면 아이도 점차 주중에 일나가는 엄마에 대한 수용이 가능해 질 수 있습니다.

아이가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는 게 힘드실거에요.

그래도 아이가 엄마의 일을 받아들이기 위한 과정에서 생기는 고통이니 서로 잘 견디어 가면 넘어갈 수 있게 도와주세요.

집에 오시면 짧게라도 아이에게 집중해서 노는 모습도 보여주시고요.

아침에 나갈 때 정직하게 말하고 당당하게 나가시는 모습을 보여주셔야 해요.

어린이 집에서의 적응도 차츰 나아질거에요.

좀 더 관찰해 보시고 적응에 변화가 없다고 느껴지시면 다시 글 올려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