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말 즈음에 아이 아빠의 유학으로 미국으로 오게 되었어요.

25개월 남자 아이가 꽤나 산만하고 활발하긴 해도 상대하기 아주 힘든 아이는 아니었는데

와서 너무 많이 변해서 어찌해야 할지를 모르겠습니다.

일단 장난감 많은 도서관 등에서 자기에게 먼저 해를 입히지 않은 다른 아이들을 때리거나 밀치거나 물건을 던졌어요. 2주 이상 지속되었다가 이제는 그런 상황이 오면 먼저 제가 아이를 피하게 하고, 또 말을 잘 들어야 또 놀러 올 수 있다고 지속적으로 말해서 이제는 조금 덜 그러고 있습니다.

사람 많이 있는 걸 좋아하는 아이였는데 여기 와서는 외국인 들이 많아서 그런지 스트레스 받아 하는거 같고, 차츰 떼를 심하게 피웁니다. 드러눕고 소리지르고 하지 말라는 것만 골라서 하는 식으로요.

많이 참다가 너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걸 보고 며칠 전에 이틀 정도 많이 혼내주고, 밤에 특히 심하게 떼를 쓸 때 엉덩이를 세게 때려 주었어요.

그리고 며칠 후부터 저를 때리기 시작했어요. 손으로 얼굴이나 등 같은 곳을 때리거나 보통 손톱으로 팔이나 다리를 긁어요. 발로 차기도 많이 하고요. 그리고 침을 자꾸 아무 곳에나 뱉습니다. 하지 말라고 할 수록 하는 것 같은데 그렇다고 하지 말란 말을 안할 수도 없네요.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러는 것 같다고 무조건 적으로 받아주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해서 그러려고 노력중이긴 합니다.

그런데 아이가 때리는 부분에도 무조건 받아줘야 하는 건지 궁금해요. 일단은 안아주면서(팔을 못 쓰게) 엄마가 많이 사랑한다고 엄마 때리면 안된다고 말을 하는데 어떤 다른 방법이 좀 있는 건가요...

제가 생각할 때 할머니 할아버지 사촌들과 어울려서 많이 지내던 아이라 갑자기 떨어지면서 스트레스 받은 부분도 있는 것 같고, 말이 갑자기 막 트이기 시작할 때 오게 되어서 (미국 오기 한 3주 전부터 문장으로 막 트이기 시작하면서 엄청 속도가 붙었었어요.) 그것도 영향이 많지 않나 싶네요. 혹시 이럴까봐서 영어 단어 정도는 한국에서 그냥 놀이처럼 저랑 같이 하곤 했었는데 별 소용이 없는 것 같네요.

미국에서 운전이 서툴러 기동성이 없어 치료센터 같은데 다니기도 수월치 않고 해서 답답한 마음에 남겨 보았습니다.

전화상담 같은 건 안되는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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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내용

안녕하세요

아이가 미국에서의 생활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보이는 것 같네요.

사람들과 막 어울리면서 즐거움을 알아가는 찰라에 갑자기 모든 것과 결별하고 가족과만 있는 생활이 아이를 답답하게 할 수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 지금 미국에서의 단체생활을 바로 시작하는 것 자체가 아이에게는 고통스러울 수 있습니다.

사실 지금 연령에서 단체생활이 필수적인 것은 아니거든요. 아이가 엄마와 낯선 곳에서의 생활이 좀 안정을 찾을 때까지 어머님께서 그냥 데리고 있는 것은 힘드실지요. 아이가  너무나 많은 환경이 바뀌는 상황에 바로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사실 좀 어려운 것이거든요. 이제 말도 막 트이면서 대화의 기쁨을 느끼던 때인데 외국사람들과 자신이 듣던 말이 아닌 것으로 대화를 해야한다는 것자체가 아이의 말문을 다시 막게 합니다.

지금은 오히려 집에서 엄마와 편하게 말을 배우면서 자기가 하고 싶은 놀이대로 하도록 허락하시는 게 어떨지요.

말을 잘 하는 것도 사고 능력에 큰 영향을 줍니다. 어차피 친구를 찾게 되는 때가 되면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영어는 배워갈 거에요. 오히려 지금 이중언어의 충격을 주면 혼돈이 더 심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처럼 자꾸 또래와 놀기보다는 또래를 공격하면서 괴롭히는 모습이 많을 수 있고요.

아이가 침을 뱉는 거나 엄마를 치는 것이나 모두 그만큼 힘들다는 표현이지요. 물론 해서는 안되는 행동이지만 아이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해주지 않은 채 행동만 막으시면 아이는 언제든 다시 더 강화된 행동으로 반복하게 됩니다. 어머님말씀처럼 떼가 더 심하게 느는 모습으로 나타날 수도 있고요.

이번 학기는 어머님께서 데리고 있으시면서 점차 외국사람들과의 교류를 늘리면서 외국어에 대한 거부감도 줄여가도록 돕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대소변도 가리려는 모습도 보이면서 자기가 하고 싶은 것도 점차 많아지는 시기입니다. 이러한 발달 과업은 성격형성에 주는 영향이 매우 큽니다. 이 시기는 아이에 따라서는 부모와의 갈등도 처음으로 생기기 쉬운 단계입니다. 아이의 속도를 따라가 주세요. 새로운 상황에 나름 적응하려 하는데 좀 시간이 걸리는 것 뿐입니다. 그러면 아이도 자연스럽게 친구를 찾고 단체에서의 생활도 공격적이지 않고 친사회적 행동을 하면서 관계 형성의 즐거움을 배우게 되는 때가 오니까요.

전화상담이 필요하시다고 판단되시면 연락 한 번 주세요. (02-3477-7942 / 070-4200-7943)

어머님의 상황을 고려해서 기관에서도 돕는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